이제 이틀 뒤면 우리는 내가 아는 바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완전 자율 근무제를 시행한다.
(노동청에 관련 법규 문의를 했을 때 정확히 부합하는 전례가 없어 난색을 표함 그리고 저는 칸투칸 노사협의원 입니다)

노트북을 사고, 끊었던 운동을 다시 등록하며 학원 등록을 하고 아니면 술 약속을 갑자기 많이 잡는다 던지 갑자기 다가온 자유롭다는 기분에 회사가 전체적으로 약간 들떠 있는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최초가 중요 한 게 아니라 누구 하나 살면서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이는 것이니 다들 말은 안 해도 다소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자꾸
‘넌 어떻게 할거야?’
라는 질문을 서로 주고 받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런 질문과 이야기는 있을법한 과정 이긴 하나 거의 쓸모 없는 행위라 생각한다.

여기서 잠시 누구나 아주 잘 알고 있을 아래 두 단어의 정의에 대해 읽어 보도록 하자

*자유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자율
-남의 지배나 구속을 받지 아니하고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 일. 또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일.

일단 ‘완전 자율 근무제’는 절대 자유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를 비롯 협력업체들까지 친다면 각자 최소 10명이상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니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는 화제의 유라 어머님 최모 씨 정도나 그런 줄 알았겠지만 뭐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우리모두 그동안 아니 평생을 타인이 정해놓은 규칙을 준수 하며 사는것에 익숙하다. 다른 방법은 아예 모른다는 게 더 적확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근태관련 규정을 없에고 있는 차에)
‘완전히 자율에 맡긴다는 규정을 다시 정해 달라’
는 예상외의 요청까지 받았었다. 당시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 이었을 수도 있겠다.

‘스스로의 원칙’
나는 이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 본다. (당신의 동의를 구하는 건 아니다)
복잡한 결제라인, 끝없는 회의, 경위서, 시말서 등등 끝도 없는 규정에 관련한 모든 것 들이 당연히 알고 있지만 이는 너무 지키기 힘들고 끝까지 모른척하고 싶다는 강력한 증거 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렵단 소리다.

하지만 어쩌겠나 몸에 강물은 적셨고 이강은 무조건 건너야 되는데

보편적 정서나 상황의 범위 안에서 자기가 정한 원칙(쉽게 상식과 도덕이라고 한다)에 충실하면 된다.

내 책임에 대한 기준을 생각도 행동 반경도 하물며 같은 팀 이라고 할지라도 업무 마저 다른 타인의 그것에 맞춰 본 들 무슨 도움이 되겠나.
스스로 책임질 수 있으면 뭐든 가능한 것
내가 알아서 하면 되고, 아무도 대신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

이는 분명 양날의 검이 되겠지만 우리는 살면서 칼자루를 쥐어 본적이 거의 없다.
어쩌면 생에 처음 내가 나를 위해 쥐어 보는 칼자루를 어떻게 쓸지 타인에게 물어 볼 것인가? 그리고 어떤 칼을 써라고 누구도 골라주지 않는다. 물론 책임이라는 칼집도 따라온다.
상황과 내 몸에 맞는 것으로 골라 들고 마늘을 까든 적장의 목을 베든 어쩌다 보니 내 손가락을 자르든 알아서 할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책임 질 수 있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칼이 클수록 칼집도 같이 커진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자.